기사입력 2010-10-22 09:51 |최종수정 2010-10-22 10:03
괴물 양동이<1>
요즘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청년들이(피겨스케이팅에 김연아, 빙상에 모태범, 이상화) 있다. 사회학자들은 그들을 X세대를 넘어선 G(Global)세대라고 한다.
그들은 거침없는 성향을 나타내며 열정적이다.
즉, 이미 글로벌화되어 있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 해외에 나가도 절대 주눅들지 않는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체격과 체력적인 면도 현저히 발달을 해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거나, 기성세대들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넘어선 기량들을 나타내고 있다. 문득 양동이를 보면 이런 G세대란 생각이 더욱 강렬하게 난다.
양동이를 처음 본건 군대에서 말년휴가를 나왔을 때, 친구 김장용이가 다니는 코리안탑팀 도장에 가서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 보고자 체육관 문을 두드렸을 때다.
이후 제대하기가 무섭게 도장에 등록을 해 선수부 운동을 한, 참으로 당돌한 구석을 가진 녀석이다. 이처럼 양동이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전형적인 G세대의 선두주자인 것이다.
괴물 양동이<2>
| 첫 째 : 그는 대단한 대식가다. 일본 종합격투기 선수인 미노와맨이 코리안탑팀에서 전지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운동을 끝내고 체육관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다가 갑자기 누가 많이 먹나 내기를 하게 됐다.
그 중에서 서두원, 김지훈, 임현규, 미노와맨 등은 누구한테도 먹기 대결에선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하나, 둘씩 양동이에게 무릎을 꿇었으며, 마지막까지 버티던 미노와맨. 그러나 그 역시 괴로워하며 패배를 인정하고 "정말 대단하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라고 감탄했다. 이후 양동이는 태연하게 삼겹살 3인분을 더 먹고, 2차에서 치킨에 맥주까지 없애 버렸다.
(예전에 양동이와 양해준이 점보라면 먹기 대결을 한 적이 있었다. 양해준은 중간에 포기, 양동이는 먹을 것을 쏟아내서 인정이 되지 않았다. 따라 갔던 임현규와 방승환이 시간 안에 다 먹었다고 한다. 다음날 양동이한테 물어봤다. '양동아 너 답지 않게 왜 그랬니?', '점보라면을 먹기 전 배가 너무 고파서 저녁을 먹고 갔습니다' 그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둘 째 : 팀끼리 축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98kg 이상의 중량이 나가는 양동이였는데, 그 육중한 몸으로 전, 후반 40분씩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정말 깜짝 놀랐다. 이렇게 헤비급에서 자신의 체중을 완벽히 이기는 선수는 초창기 이은수 이후 몇 년 만에 처음 본 것이다. 그 만큼 체력 하나 만큼은 엘리트 선수들을 막론하고 타고 났을 정도로 훌륭했다.
셋 째 : 양동이와 맞잡기 레슬링을 하면 엄청난 압박을 느낀다. 그리고 밀어내는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다. 물론 작년에 KBS 아마추어 레슬링 대회에 나가서 1회전에서 졌다. 하지만 새로 개정된 레슬링 룰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평상시 현역 레슬링 선수들 역시 양동이와 스파링을 하고 나면 이구동성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다.
넷 째 : 그라운드 역시 양동이가 상위포지션에서 하위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을 양손을 누르고 있으면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악력이 대단하다. 웬만한 선수들도 양동이가 양팔을 누르고 있으면 꼼짝도 못 할 정도다. 그 외 그라운드에서 양동이의 파운딩이 한 번 터지면 1분에 30방 이상의 핸드 스피드가 나올 정도로 빠르며,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지치지 않고 계속 때리는 선수로 유명하기도 하다.
다섯 째 : 양동이를 데리고 일본으로 시합을 갔을 때였다. 양동이의 해외원정 경기는 처음이어서 지도자들이 오히려 더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인은 해맑게 웃으며 코를 후비고 있다가 놀러가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링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갑자기 괴물로 변해 일본선수를 들어서 던져 버렸다.(상대는 정말 목이 부러질 뻔했음) 상대 선수가 의료장비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자 그때서야 해맑은 모습과 함께 연신 미안하다며 상대 선수를 위로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양동이가 내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를 공포감이 엄습해왔다. 그리고 곧바로 땀도 닦지 않고 관중석으로 툴 툴 툴 걸어가 자리에 앉더니 해맑게 웃으며 바나나와 음료수를 먹는 것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시합 구경을 하는 모습을 봤을 땐 더욱 더 공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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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째 : 일본 히트 대회에서 백마운트 자세에서 파운딩으로 상대 선수를 꺾었을 때, 일본선수는 락커룸에 들어가 자신의 세컨드에게 성질을 냈다. 그가 말하길 "내가 창피해서 탭은 못 쳤다. 하지만 위험한 상황이 되어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세컨드가 알아서 빨리 수건을 던져줘야 되는 것 아니냐?"하며 자기는 오늘 죽을 뻔 했다고, 화를 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일곱 째 : 양수리에 놀러 간적이 있었는데 놀다가 갑자기 수영시합이 벌어졌다. 양동이는 수영을 잘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금이 걸리자 엄청난 잠재력과 승부욕을 앞세워 약 60m 거리를 그저 힘으로 헤엄쳐 1등을 했다. 정말 그때 팀원 전체는 양동이가 막무가내로 물을 끌어당기며 오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여덟 째 : 기절하기? 양동이 본인이 발견한 초필살기다. 자기 승모근에 힘을 줘 목을 압박하고, 머리에 전신의 피를 모은다는 생각으로 힘을 줘 순간적으로 기절을 한다. 그렇게 학창 시절에 본인 스스로 기절놀이를 하다가 바닥에 처박혀 얼굴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지금 얼굴에 난 흉터가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참고로 수업시간에 기절하기를 했다고 한다. 이때 엎어져 피범벅이 된 양동이의 얼굴을 보며 담당 선생님은 얼굴이 노랗게 변하면서 '왜 내 수업시간에 이런 일이 일어 벌어졌냐'고 엄청 무서워했다고 한다) 아무튼 재미있는 녀석이다
아홉 째 : 양동이 이름이 특이하다. 하지만 말 그대로 양동이란 뜻이다. 한글 이름이다. 옛날에는 양동이 안에 맑은 물만 담았다면서, 깨끗하게 자라라는 바람으로 아버지가 손수 지어주신 이름이다.
열 째 : 그러나 본인은 이런 특이한 현상들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도 않고 잘 모른다. 정말 만화에서 나올 만한 캐릭터이다.
이처럼 그는 엉뚱하면서도 재미있고 친근하다. 그리고 본인도 잘 모르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능력 때문에 UFC에 무패로 무혈입성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도자들이 옆에서 지켜보며 느끼는 양동이의 모습은 정말 노력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연습할 때 양동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운동하는 모습을 말리고 싶을 정도다. 그 정도로 미친사람처럼 자신의 혼을 바쳐 노력을 한다. 아니 지도자들 역시 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 갈 정도다. 그리고 어떠한 힘든 경우라도 늘 웃으며 이겨내고 즐기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이처럼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선 군소리 없이 무섭게 몰입을 하며 앞으로 나가려고 노력한다.
이제 그는 24일 오전, 자신도 모르는 괴력과 열정적인 모습을 앞세워 세계 격투기 팬들에게 신고식을 할 것이다.
그런 대한민국의 G세대인 괴물 양동이에게 우리는 좀 더 힘차게 응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동아, 이름처럼 양동이 안에 맑은 물과 용기의 물을 담아서, 깨끗하게 승리를 했으면 좋겠구나. 대한민국의 아들 양동아 힘 내거라.
필자 전찬열 레슬링 전 청소년 대표, 국가대표
- [믿을 수 있는 격투기 뉴스, 신세기 격투스포츠의 길라잡이 엠파이트 (www.mfight.co.kr)] - 전찬열 칼럼니스트 zzanzzie@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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